이터널 아카디아(エターナル アルカディア/Eternal Arcadia)는 Overworks가 제작하고 SEGA가 2000년에 드림캐스트로 발매한 게임입니다. Overworks 자체가 세가의 자회사였고 지금은 세가 소속의 AM1 연구소로 바뀌었으니 그야말로 세가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해 영문판으로는 「Skies of Arcadia」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이후에는 몇 가지 추가요소가 삽입되어 게임큐브판으로 2002년에 이터널 아카디아 레전드(エターナル アルカディア レジェンド/Eternal Arcadia Legends)가 발매되었습니다. 이어 2003년에는 영문판으로 「Skies of Arcadia Legends」가 발매되었습니다.
벌써 20년이 훌쩍 넘어 가는 게임인데 필자는 이 게임의 존재는 계속 알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여건이 안 되서 언젠가 꼭 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드디어 이 게임을 구해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고 엔딩까지 봐서 겸사겸사 다른 분들에게도 한번쯤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혹시 이 게임을 해 보려는 분들은 "그럼 도대체 어느 판본을 구해서 해 봐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 겁니다. 사실 아무거나 선택해도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물론 게임큐브판에 추가된 내용이 많긴 하지만 게임의 전체 뼈대가 되는 중심 스토리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 드림캐스트판에는 본편에 숨겨진 요소가 있습니다. 이를 해금하기 위해서는 드림캐스트로 게임 저장을 하는데 필요한 VMS(Visual Memory System)라는 주변기기를 가지고 일본 내 지정된 매장으로 가서 관련 데이터를 전송받을 필요가 있습니다(영문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한 시절이 아니었으니 저런 절차가 필요했겠죠. 문제는 지금에 와서 특히 일본 밖에서는 숨겨진 요소를 해금해서 플레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숨겨진 요소 자체는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이 없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꽤 중요한 것들도 담겨 있어서 아무래도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게다가 드림캐스트 영문판(Skies of Arcadia)에서는 심의때문인지 등장인물의 다소 야한 복장이 수정되거나 담배를 피우는 승리 포즈가 삭제되는 등 의외로 많은 것들이 삭제되거나 수정되었습니다(근데 삭제나 수정이 되지 않은 영문판도 존재하긴 합니다).
(※ 드림캐스트판에서 숨겨진 요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게임 진행] 항목에 있는 (17)번 게시글의 「드림캐스트판 추가 요소」를 참조하세요.)
게임큐브판에는 이러한 불편한 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모든 숨겨진 요소가 다 삽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큐브 일본판에서는 게임큐브용 메모리 카드를 일본 내 지정된 매장에 가지고 가서 스페셜 데이터를 전송받아 몇 가지 요소를 해금하도록 했습니다. 드림캐스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이 시대에 와서, 그것도 일본 밖에서 스페셜 데이터를 전송받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게임큐브판의 스페셜 데이터는 드림캐스트판에서의 숨겨진 요소에 비하면 정말로 사소한 것들이라 무시해도 좋을 정도이지만 역시 미진한 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게임큐브 영문판에서는 이 스페셜 데이터까지 별다른 절차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만, 대신 해금 조건이 꽤나 어렵습니다. 게다가 게임큐브판은 일본판이든 영문판이든 드림캐스트 영문판을 기본으로 제작되어서 삭제 및 수정된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잘 못 느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을 보면 게임큐브판은 그래픽이 조금 더 좋아진 반면에, 드림캐스트판에 비해 사운드가 오히려 품질이 저하되었다고 합니다.
(※ 게임큐브판에서 숨겨진 요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기타] 항목의 게시글에 있는 「게임큐브용 스페셜 데이터」를 참조하세요.)
따라서 일단은 게임큐브 영문판 「Skies of Arcadia Legends」가 드림캐스트판에는 없는 추가된 내용이 모두 담겨 있고, 스페셜 데이터까지 즐길 수 있으니 가장 온전한 판본이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영문판은 삭제 및 수정된 것들도 있고, 일본어판에 비하면 성우의 음성이나 등장인물의 대사, 아이템 이름 등이 가지는 느낌이 동양 사람들한테는 다소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원래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판본은 처음 드림캐스트로 나온 일본판 이터널 아카디아(エターナル アルカディア)라고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이 게임을 해보려는 분들은 이런 점들을 참조해서 자기한테 맞는 판본을 골라서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세상이 발전하고 좋아져서 이제는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옛날에 못했던 게임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에 있는 것은 제가 장만한 게임 타이틀(중고) 및 제대로 해보려고 추가 구입한 퍼펙트 가이드 책자입니다. 그건 그렇고 게임 타이틀보다 책이 더 크네요. 게임 타이틀은 일반 스마트폰보다 가로로 조금 더 넓은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