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은 세기말의 분위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해였습니다. 참고로 한 세기는 001~100년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2000년이 되면서 한 세기가 마감되는 것이 아니라 2000년이 끝나야 한 세기가 마감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 세기 정도가 아니라 1000년의 앞자리가 2로 바뀌는 것에 대한 영향이 엄청나서 묻혀 버렸죠. 이에 개인이건 기업이건 밀레니엄이라는 이름을 너도나도 붙이면서 한껏 새천년을 마감한다는 분위기에 편승하곤 했습니다. 때맞춰 유명 게임 시리즈인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이하 FF)의 최신판인 8편이 발매된다는 소식에 게임 시장이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전작인 FF7이 워낙에 게임업계에 큰 족적을 남긴 터라 게임 업계와 팬들은 물론이고 게임에 별반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1999년 2월에 그 모습을 드러낸 FF8은 전작의 명성을 잇는 또 하나의 명작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나 싶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파이널 판타지 역사상 가장 많은 논란과 비판을 받는 게임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일단 겉으로만 보면 그래픽 측면에서는 경악스러울 정도로 발전했으며, "Eyes on me"라는 삽입곡을 포함하여 지금도 간간이 회자되는 높은 품질의 음악, 전작의 미니 게임처럼 게임을 끝내고도 여전히 파고들 여지가 많은 소소한 흥미거리 등 FF의 이름값은 충분히 증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그래픽 측면에서는 상당한 진보를 이루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단순한 목각인형같은 모델링을 보이던 전작에서 진짜 사람처럼 보이는 인물상을 구현한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빈약한 서사와 이야기 전개, 정션 시스템이라는 다소 생소한 게임 시스템, 레벨 스케일링으로 인한 전투 회피 등은 FF의 기존 팬과 신규 팬 사이에 상당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전작 FF7이 너무 커다란 성공을 이룬 탓에 기존의 성공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지나쳤다고 봅니다. 게임 시작시 기존 이용자들을 위한 평범한 시스템과 신규 시스템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필자는 그 당시 게임기가 없어서 전작인 FF7도 다소 늦게 PC판으로 즐겼는데, FF8 또한 PC판으로 나온다길래 굉장히 기대하다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구입해서 즐겼습니다. 아직도 기념으로 가지고 있는데 위 사진이 그것입니다. 어쨌든 정션 시스템이라는 다소 괴이한 시스템 탓에 마법을 펑펑 쓰지도 못하고, 아군의 레벨만큼 적들도 강해지는 레벨 스케일링이 더해져서 가급적 전투를 회피하곤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평범한 겜돌이인 필자는 몇 번이나 이 게임의 엔딩을 봤으면서도 늘 레벨 20 전후로만 만들고 끝까지 가곤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게임이 많이 연구되어 이제는 레벨 99인 상태에서도 오메가 웨폰을 손쉽게 격파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널려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 게임을 해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 게임의 다소 특이한 시스템인 정션 시스템, 레벨 스케일링, 트리플 트라이어드(Triple Triad) 카드 게임 등을 잘 숙지하고 시작하기를 권장합니다.
워낙 인기작이고 해서 이 게임의 공략은 널려 있으니 굳이 제가 추가할 필요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 게임에서 나름 중요한 요소인 SeeD 필기 시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없는 것 같아서 제가 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 게임에서는 전투후에 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주인공 스콜(Squall)은 게임 초반에 발람 가든(Balamb Garden)이라는 교육 기관의 학생으로 SeeD라는 용병 부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이 게임에서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입니다. SeeD 랭크는 1부터 30까지 있고 최종 랭크인 A에 도달하면 꽤 많은 돈이 들어옵니다. 랭크를 올리려면 당연히 전투를 많이 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 외에 대화시 선택이나 주요 이벤트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필기 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필기 시험은 메뉴 화면을 열고 해당 항목에 들어가서 치르면 되고, 주인공 스콜의 레벨까지만 볼 수 있습니다. 시험은 레벨 1부터 레벨 30까지 있고, 레벨당 10개의 문제가 있으며, 모든 문제는 O, X 퀴즈 형식입니다. 문제를 잘 읽고 맞으면 Yes, 틀리면 No를 고르면 되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이거 의외로 어렵습니다. 확률 50%의 찍기 시험이지만 FF8의 전체 시스템 구조를 잘 알지 못하면 틀릴 수 밖에 없는 어려운 문제도 꽤 많고, 외국어의 압박도 있습니다. 상술했듯이 필자는 늘 소극적 저레벨 플레이로 일관하면서 진행했기에 레벨 30까지 시험문제를 제대로 풀어본 적이 부끄럽지만 한번도 없습니다. 어쨌든 FF8에 통달하신 분들 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저같은 사람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해설까지 곁들여 만들어 봤으니 한번 여러분들도 재미로 풀어보세요.
사족으로 필기 시험 레벨이 1부터 30까지 있다는 것에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게임은 주인공들의 레벨을 30 정도에 맞추고 진행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긴 합니다. 레벨 스케일링 시스템 때문에 섣불리 레벨업을 꺼리고 전투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레벨 플레이시 가장 큰 문제가 구하기 힘든 아이템이 전투후 잘 안 나온다는 점입니다. 레벨 30 이상부터는 그런 구하기 힘든 아이템도 잘 나오고 전투도 그럭저럭 할만합니다. 하여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오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역사에서도 이질적이고 논쟁과 비판도 많은 FF8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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